브랜드는 플라스틱이 아니다 🪨
마케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소위 '잘 나가는' 브랜드들의 SNS 계정을 보며 의아했던 적이 있다. 의외로 피드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소위 '잘 나가는' 브랜드들의 SNS 계정을 보며 의아했던 적이 있다. 의외로 피드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날 것 그대로의 사진과 영상, 어설픈 구도의 콘텐츠, 심지어 “엥? 이걸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고?” 싶을 만큼 엉뚱한 반응들이 널려 있었다.
공급자 마인드에 갇혀 있을 때는 그것들을 다듬고 정리하고 싶다는 강한 유혹을 느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해치는 잡음처럼 보였으니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무질서한 ‘UGC의 퇴적암’이야말로 현대 브랜드 마케팅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성공적인 모습이다.
지금의 브랜드 마케팅은 ‘공급자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그것을 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변주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기업만이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지금은 브랜드의 소유권이 기업에서 대중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과거에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일관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브랜딩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기 전에, 세상으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보내도 될지 허락받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던진 돌멩이가 시장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살피고, 그 파장에 몸을 실어야 한다.
브랜드는 이제 공장에서 매끈하게 사출되는 플라스틱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반응과 경험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거대한 퇴적암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각각의 방식으로 쌓아 올릴 수 있는 단단한 지층을 깔아주는 일, 그것이 요즘의 브랜드 마케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