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로 거듭난 순간 ⚽

작년 한 해,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직접 세일즈’를 경험했던 날이다.

작년 한 해, 내 커리어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직접 세일즈’를 경험했던 날이다.

그 전까지 B2B 마케터로서 나의 역할은 명확했다. 잠재 고객에게 우리 솔루션을 충분히 소개한 뒤, 골문 앞 결정적인 순간에는 늘 약속된 문장을 건네며 공을 넘겼다. “저희 영업팀을 연결해 드릴게요.”

그것이 효율적인 분업이자 팀을 위한 최선의 패스라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잠재 고객이 내 설명을 듣더니 물었다.
“오늘 바로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평소처럼 영업팀에 패스하려다 문득 묘한 변덕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대답했다.
“그냥 제가 지금 바로 견적서랑 계약서 만들어 드릴게요.”

그날 오후, 계약서에는 지체 없이 도장이 찍혔다.
빌드업한 리드가 실제 매출로 치환되는 ‘득점의 순간’을 내 손으로 직접 마무리 지은 것이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의 사고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1.이 재밌는 걸 세일즈만 하고 있었구나
내가 만든 콘텐츠가 실제 숫자로 변하는 마지막 궤적을 목격하는 것은, 경기 기록지(대시보드)를 나중에 확인하는 불감의 영역과는 차원이 다른 쾌감이었다. 세일즈라는 것이 얼마나 역동적인 스트라이커의 영역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2.골 맛을 봐버렸다. 더 확실한 찬스가 필요하다.
단순한 유입이나 클릭 같은 지표는 그저 볼 점유율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당장 골로 연결할 수 있는 ‘좋은 리드’가 더 간절해졌다.
유효 슈팅을 날릴 수 있는 진짜 찬스에 목이 마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내가 넣고 싶어졌다.

3.결정적 찬스를 어디서 더 만들어올까
좋은 리드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의 설계를 어디까지 확장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콘텐츠 발행에선 만족하지 않고 광고를 비롯하여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SQL을 만들기 시작했다.

4.세컨드볼을 어떻게 다시 살려낼까
확보해두었으나 소강상태에 접어든 과거의 리드들, 즉 ‘라인 밖으로 흘러나간 공’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 찬스들을 어떻게 다시 살려내어 세컨드 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리마케팅의 관점이 훨씬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직접 세일즈를 해보기 전까지 나는 마케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전한 패스만 돌리며 어느정도 성과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시기를 보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접 도장을 찍으며 골 맛을 본 뒤로 나의 마케팅은 ‘점유’가 아닌 ‘승리’를 향하게 되었다.

슛이 아닌 패스를 골라 허무함을 남겼던 과거의 나는 필요 없다.
이젠 내가 직접 팀을 승리로 이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