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 누구나 공격수가 될 수 있다.

당장은 체계적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이 낫다.

흔히 세일즈맨-마케터-CSM의 구조를 축구에 비유하곤 한다.
세일즈는 매출을 내는 공격수, 마케터는 미드필더, CSM은 수비수로 보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매출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므로
세일즈에게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다른 부서들이 이를 지원하도록 한다.

나는 이 비유를 매우 싫어한다.

이런 구조의 회사는 매출을 내는 단계까진 갈 수 있으나(이것도 못하는 곳이 많지만) 고객을 케어하는 역량은 매우 떨어진다.

  • 영업팀은 개인의 성과급을 위해 책임없는 판매를 지속하고 이후에는 신경쓰지 않는 문화가 고착화 된다.
  • 마케팅팀은 더 많은 리드 공급만을 회사에서 요구받는다. 꾸역꾸역 일처리를 하며 리드를 공급하지만 상당수가 당장 매출을 낼 수 없기에 버려진다.
  • CSM팀은 욕받이 부서로 전락한다. 무리한 요구사항을 충족해야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감정노동만이 계속되다가 결국 괴사한다.

시간이 흐른 후 매출 상승에 대한 스포트라이트와 성과급은 영업팀이 가져가고 정작 고객 성공과 관련된 과제는 모두가 외면하는 무책임한 회사가 만들어진다.

더군다나 한국에선 매출을 못내는 영업팀도 자리를 지키며 월급을 받아갈 수 있다. 얼마나 불공평한가?

다시 축구에 대한 비유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 회사의 골을 매출로 볼 것인가? 고객 성공으로 볼 것인가?
  • 축구에선 수비수도 얼마든지 골을 넣을 수 있다.
  • 애초에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란 개념은 나중에 만들어졌다.

어차피 지속적인 매출을 유지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애초에 팀을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다.
세일즈가 직접 고객 케어를 하고 마케터도 영업을 하며, CSM도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동참해야한다.

설령 초기에는 떼축구 같이 보일지라도 모두가 공격수가 될 수 있는 팀이 어줍잖게 포지션을 나눈 팀보다 훨씬 치열할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알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