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엄격함은 타인에 대한 관대함이 될 수 있을까
진정한 소프트 스킬은 ‘옳은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옳은 소리가 상대에게 닿을 수 있도록 여백을 두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공자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몸소 자신에게는 두텁게 하고 남에게는 가볍게 책망하면, 원한이 멀어진다.”
지금보다 연차가 낮았을 때는 스스로 ‘소프트 스킬’이 좋다고 자부하곤 했다. 궂은일에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동료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팀원이 되자고 생각했으며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했다.
그런데 최근의 나는 남에게 필요 이상으로 엄격한 기준을 들이밀고 있었다.
얼마 전 참여했던 면접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지원자가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싶었지만, 회사에서 다른 일을 시켜서 퇴사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나는 그에게 담담하게, 어쩌면 조금 냉정하게 되물었다.
“그럼 야근을 해서라도 콘텐츠를 만드시면 되었던 것 아닐까요?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었다면요.”
그 지원자가 나를 어떤 면접관으로 평가했을지는 모른다. 다만 스스로 복기했을 때, 참 너무한 말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그만한 희생이 당연하다’는 나의 기준을 상대에게도 똑같이 요구했던 것이다.
이런 날 선 대화 습관은 조직 내부로도 향했고, 작년 한 해 참 많은 팀원과 갈등을 빚었다. “제 말이 틀린 게 있나요?”라는 나의 논리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서서히 사람들과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맞는 말로 상대를 이겼을지는 몰라도, 마음을 얻는 데는 실패하고 있었던 셈이다.
다시 공자의 말로 돌아가 본다. 나에 대한 엄격함이 타인에 대한 관대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스스로를 강하게 채찍질하는 사람일수록, 그 엄격한 잣대를 남에게도 똑같이 들이대기 쉽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나에게 엄격한 만큼 타인에게는 그 무게를 덜어주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진정한 소프트 스킬은 ‘옳은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옳은 소리가 상대에게 닿을 수 있도록 여백을 두는 일인지도 모르겠다.